샤오미 스마트 안경: 스마트폰 이후의 첫 번째 개인 AI 게이트웨이

프롤로그 – 안경이 스마트폰이 된 순간

2025년 6월 26일 밤, 베이징. 샤오미는 ‘인차자(人車家) 전생태’ 발표회에서 전기차 SU7, YU7 SUV와 함께 10개가 넘는 신제품을 쏟아냈다. 그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 바로 샤오미의 첫 번째 AI 안경이었다. 레이쥔은 무대에 서서 가격을 말했다. “표준판 1,999위안.” 약 28만원. 현장이 술렁였다. 메타의 레이밴 메타가 299달러, 4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카메라와 AI, 통역을 모두 넣고도 절반 가격에 가깝게 책정한 것이다. 샤오미는 이 제품을 “차세대를 위한 개인 AI 게이트웨이”라고 정의했다. 스마트폰이 손안의 인터넷이었다면, 스마트 안경은 눈앞의 인터넷이 되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로부터 1년. 2026년 현재 글로벌 AI 스마트 안경 시장은 전년 대비 85% 성장해 1,500만대 출하를 넘보고 있고, 그중 45%는 중국산이 차지한다. 그 한가운데에 샤오미가 있다. 이 글은 샤오미 스마트 안경이라는 하나의 기기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무엇이 가능하며,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알아보자.

샤오미

1장. 두 개의 계보: 오디오 글래스와 AI 글래스

샤오미 스마트 안경을 이해하려면 두 개의 흐름을 구분해야 한다.

첫 번째는 Smart Audio Glasses다. 외형은 일반 안경과 거의 같다. 카메라는 없다. 다리에 오픈형 스피커와 마이크가 들어가 음악 감상, 통화, 음성 비서 호출에 집중한 제품이다. 프레임 교체형 디자인을 채택해 패션 아이템처럼 쓸 수 있다. 2024년부터 동남아와 유럽의 미스토어를 통해 판매되며 “도수 렌즈 끼울 수 있나요? Prescription lenses possible?”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가볍고, 배터리가 오래 가고, 누가 봐도 스마트 기기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두 번째가 우리가 지금 주목하는 Xiaomi AI Glasses다. 오디오 글래스의 편안함에 카메라와 AI 두뇌를 이식한 완전체다. 샤오미 내부에서는 “Mijia AI Glasses”라는 코드명으로 개발되었고, 정식 명칭은 그냥 AI Glasses다. 이 제품부터 샤오미의 웨어러블 전략은 완전히 바뀐다. 단순히 듣는 안경에서 보고, 이해하고, 기록하고, 번역하는 안경으로 진화한 것이다.

2장. 디자인 – 아시아인의 얼굴을 위한 40g의 공학

스마트 안경의 실패는 대부분 디자인에서 시작된다. 무겁고, 두껍고, 괴짜처럼 보인다. 샤오미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무게 40g. 일반 뿔테 안경이 25∼35g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같은 수준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티타늄 힌지와 초경량 폴리아미드 프레임을 쓰고, 배터리를 양쪽 다리에 분산시켰다. 무게 중심을 귀 뒤로 옮겨 코에 닿는 압박을 최소화한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착용해보면 2시간 이상 써도 코 자국이 거의 남지 않는다.

D형 클래식 프레임. 샤오미는 유행을 타지 않는 D형 사각 프레임을 선택했다. 원형은 얼굴을 가리고, 스포티한 랩어라운드는 일상에서 부담스럽다. D형은 아시아인의 광대가 높고 콧대가 낮은 얼굴형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 샤오미는 3만개의 아시아인 3D 안면 데이터를 학습해 노즈패드 각도를 11도로, 프론트 커브를 6커브로 최적화했다고 밝혔다.

전색 렌즈, Electrochromic. 일반판은 투명 렌즈지만, 상위 모델인 단색 전색(2,699위안)과 컬러 전색(2,999위안)은 버튼 하나로 렌즈 농도를 4단계까지 바꿀 수 있다. 야외에서는 선글라스로, 실내에서는 투명 안경으로 변신한다. 액정을 쓰는 방식이 아니라 전류를 흘려 입자 배열을 바꾸는 방식이라 전력 소모가 적고 0.5초 만에 변한다. 많은 유저가 “선글라스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고 평가하는 기능이다.

3장. 눈: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0.8초의 순간

안경의 오른쪽 다리 전면, 힌지 바로 옆에 작은 렌즈가 숨어 있다. 소니 IMX681 센서를 쓰는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다. 조리개는 f/2.2, 화각은 106도. 사람의 시야와 거의 유사해 내가 보는 그대로를 담는다.

샤오미가 가장 강조한 것은 속도다. 0.8초 퀵 스냅. 안경 다리의 터치 패널을 길게 누르거나 “샤오미, 찍어줘”라고 말하면 0.8초 만에 촬영된다. 스마트폰을 꺼내 카메라 앱을 켜는 3∼4초 사이에 이미 촬영이 끝난다. 아이가 넘어지는 순간, 자전거를 타다 마주친 풍경 같은 결정적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설계다.

영상은 최대 2K 30fps, EIS 전자식 손떨림 보정을 지원한다. 걸으면서 찍어도 화면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연속 녹화는 최대 10분까지 가능하다. 메타 레이밴이 발열 때문에 3분으로 제한되는 것과 비교하면 큰 진전이다. 더 중요한 것은 호환성이다. 위챗, 틱톡, 인스타그램 라이브와 연동되어 안경으로 보는 시점을 그대로 라이브로 송출할 수 있다. 자전거 정비사가 고객에게 “지금 제가 보는 이 부분이 문제입니다”라고 보여주거나, 엄마가 아이의 운동회를 1인칭 시점으로 중계하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리고 QR 코드 시각 인식. 중국에서는 QR 결제가 일상이기에, 고개를 끄덕여 결제하는 경험을 넣었다. 안경이 QR을 인식하면 휴대폰으로 결제 신호를 보낸다.

샤오미

4장. 귀와 입: 5개 마이크와 골전도, 그리고 통역

카메라가 눈이라면, 오디오는 귀와 입이다.

샤오미 AI Glasses에는 총 5개의 마이크가 들어간다. 4개는 빔포밍 마이크 어레이로 주변 소음을 제거하고, 1개는 골전도 마이크로 사용자의 목소리 진동만을 직접 받는다. 시끄러운 지하철에서도 상대방은 내 목소리만 깨끗하게 듣는다. 오픈형 스피커는 소리 누출을 방지하는 역위상 기술이 들어가 옆 사람에게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음악을 들어도 옆자리 사람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다.

이 하드웨어 위에서 돌아가는 것이 샤오미의 AI 기능이다.

실시간 통역. 가장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기능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영어로 말하면, 안경이 이를 인식해 한국어 음성으로 내 귀에 바로 들려준다. 내가 한국어로 답하면 상대방 언어로 번역해 휴대폰 스피커로 내보낸다. 샤오미 발표회에서 한국어-중국어-영어 3자 회의가 안경 하나만으로 진행되는 시연이 있었다. 여행자, 무역업자, 유학생에게는 사실상 치트키다. 현재 지원 언어는 12개, 한국어 포함이다.

AI 비서. “샤오미, 지금 보는 이 식물의 이름이 뭐야?”, “이 문서 요약해줘”, “오늘 일정 알려줘”라고 물으면, 카메라가 보는 장면과 휴대폰의 캘린더, 메모를 결합해 답한다. 샤오미의 HyperOS와 연동되어 “집에 에어컨 켜줘”, “SU7 차량 문 열어줘” 같은 인차자 제어도 가능하다. 안경이 리모컨이 되는 것이다.

5장. 배터리와 충전 – 착용한 채 충전한다는 발상

스마트 안경의 아킬레스건은 배터리였다. 메타 레이밴 1세대는 36분 녹화 후 충전 케이스에 넣어야 했다. 샤오미는 두 가지로 이 문제를 풀었다.

첫째, 배터리 용량 자체를 메타 대비 64% 늘렸다. 일반 사용 기준 8.5시간, 연속 녹화+통역 같은 고부하 작업에서도 3.3시간을 버틴다. 하루 종일 끼고 다닐 수 있는 수준이다.

둘째, 다리 한쪽에 USB-C 포트를 직접 넣었다. 보조배터리를 꽂은 채로 안경을 쓰고 다닐 수 있다. 이른바 “착용한 채 충전, 边充边用”이다. 케이스에 넣어야만 충전되던 기존 제품의 불편함을 완전히 없앤 것이다. 캠핑장에서 보조배터리를 연결하고 하루 종일 촬영하는 크리에이터들의 후기가 중국 SNS에 넘쳐나는 이유다.

6장. 실전 사용 시나리오 7가지

  1. 1인칭 브이로거: 양손이 자유롭다. 요리하면서, 자전거 타면서, 아이를 안고 있으면서도 촬영이 된다. 40g이라 목이 아프지 않다.
  2. 출장 통역사: 이어폰을 따로 끼지 않아도 된다. 안경이 곧 통역기다. 상대방 표정을 보면서 대화할 수 있어 신뢰도가 높다.
  3. 현장 기술자: 공장의 기계 고장을 본사 엔지니어에게 1인칭으로 보여주며 원격 지원을 받는다. 양손으로 공구를 잡을 수 있다.
  4. 공부하는 학생: 칠판의 QR을 안경으로 스캔하면 바로 노트에 저장된다. 교수님의 설명을 녹음하고 AI가 요약해준다.
  5. 러너: 무게가 가벼워 달리기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 페이스 알려줘”, “다음 곡 틀어줘”를 음성으로 제어한다.
  6. 드라이버: 전색 렌즈가 터널 진입 시 자동으로 투명하게 바뀌고, 내비게이션 화살표를 음성으로 안내받는다. (디스플레이가 없는 모델은 음성 내비가 중심이다)
  7. 시니어: 스마트폰 조작이 어려운 부모님에게 안경을 씌워준다. “샤오미, 아들한테 전화 걸어줘” 한 마디면 영상통화가 연결된다.

7장. 경쟁자와의 비교 – 가성비 vs 프리미엄

2026년 스마트 안경 시장은 명확히 양분되었다.

  • 가성비·실용 진영: 샤오미, 로키드(Rokid). 로키드는 299달러에 10분 녹화를 내세웠고, 샤오미는 USB-C 착용 충전과 40g 경량화로 승부한다. 중국 정부의 국가보조금 대상에 스마트 안경이 처음 포함되면서 내수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 프리미엄·패션 진영: 메타 x 레이밴/오클리, 삼성 x 젠틀몬스터, 구글 x 와비파커. 이들은 “평범한 안경처럼 보이는” 디자인을 고집하고, 브랜드와 패션성을 무기로 삼는다. 디스플레이 내장형 AR에 더 가깝다.

샤오미의 강점은 명확하다. HyperOS 생태계다. 폰, 워치, 이어폰, 집, 차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안경에서 찍은 사진이 1초 만에 폰 갤러리에 뜨고, 폰에서 보던 영상이 안경 스피커로 이어진다. 메타가 소셜로, 구글이 검색으로 생태계를 만든다면, 샤오미는 집과 차로 만든다.

단점도 있다. 디스플레이가 없다. 화면에 번역을 띄워주는 것이 아니라 음성으로 들려준다. 정보 확인을 위해선 여전히 휴대폰을 봐야 한다. 프라이버시 LED는 있지만, 촬영 시 주변 사람들의 거부감을 어떻게 관리할지는 사회적 과제로 남는다.

8장. 구매 가이드와 한국에서의 사용

현재 한국 정식 출시는 미정이다. 대부분 중국 내수용을 직구한다. 구매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

  • 버전 구분: 표준/단색전색/컬러전색. 운전이 많다면 전색을 강력 추천한다.
  • 도수 클립: 샤오미 공식 스토어에서 도수 렌즈를 맞춤 제작해준다. -6.00D까지 지원한다. 국내 안경점에서 별도 클립을 제작하는 방법도 있다.
  • 앱: Mijia 앱과 AI Glasses 앱을 모두 설치해야 한다. 초기 페어링 시 지역을 중국 본토로 설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후기에서 “페어링이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펌웨어 업데이트로 글로벌 지원이 확대되고 있으니, 구매 전 판매자에게 글로벌 펌웨어 여부를 물어봐야 한다.
  • A/S: 배터리는 소모품이다. 다리 부분이 발열이 많은데, 직구 제품은 A/S가 사실상 불가하다.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 판매되는 800만 화소 저가형 “AI 스마트 안경”들은 샤오미 정품이 아닌 호환 제품인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에필로그 – 안경이 남긴 질문

샤오미 AI Glasses는 완벽하지 않다. 디스플레이도 없고, 배터리도 영원하지 않으며, AI도 가끔 엉뚱한 답을 한다. 하지만 1999위안이라는 가격은 중요한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렸다. 스마트 안경이 얼리어답터의 장난감이 아니라, 일반인이 사볼 만한 가전제품이 되었다는 신호다.

우리는 이미 손에 쥔 스마트폰보다 얼굴에 쓴 안경에 더 많은 시간을 의지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샤오미는 그 첫 번째 문을 가성비라는 가장 샤오미다운 방식으로 열었다. 다음 문은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진정한 AR 안경이 될 것이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스마트폰 이후”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샤오미 스마트 안경, 7가지로 핵심만 정리했어요.

1. 정체가 뭐야?

샤오미 첫 카메라 탑재 AI 안경, Xiaomi AI Glasses. 2025년 6월 발표. 기존 음악/통화만 되던 Audio Glasses에서 진화한 완전체 모델입니다.

2. 가격은?

  • 표준 1,999위안 (약 28만원)
  • 단색 전색 2,699위안
  • 컬러 전색 2,999위안
    메타 레이밴(40만원대)보다 훨씬 저렴하게 나온 게 흥행 포인트.

3. 디자인 & 무게

  • 40g 초경량. 일반 뿔테 수준이라 하루 종일 써도 코 자국 거의 없음
  • 아시아인 얼굴 3만개 데이터로 만든 D형 프레임
  • 전색 모델은 버튼 하나로 투명 ↔️ 선글라스 4단계 변신

4. 카메라 성능은?

  • 1200만 화소 초광각 (IMX681, 화각 106도)
  • 0.8초 퀵 스냅 – “찍어줘” 하면 폰 꺼내기 전에 촬영 끝
  • 2K 30fps 영상, EIS 손떨림 보정, 최대 10분 연속 녹화
  • 위챗/틱톡/인스타 라이브에 1인칭 시점으로 바로 송출 가능

5. AI & 통역이 핵심

  • 5개 마이크 (4개 빔포밍 + 1개 골전도) + 소리샘 방지 오픈 스피커
  • 한국어 포함 12개 언어 실시간 통역 – 안경이 곧 통역기
  • “이게 뭐야? 요약해줘” 시각 인식 비서 + HyperOS로 집/차 제어 (에어컨 켜줘, SU7 문 열어줘)

6. 배터리 & 충전

  • 메타 대비 64% 큰 용량, 일반 사용 8.5시간
  • 다리에 USB-C 포트 – 보조배터리 꽂은 채로 쓰고 다니는 “착용한 채 충전”이 가장 큰 차별점. 케이스에 넣어야만 충전되던 불편함 해결.

7. 사야 할까? 체크리스트

장점: 가성비, 초경량, 통역/1인칭 촬영에 최적, 집·차까지 연결되는 생태계
단점: 디스플레이 없음(음성만), 한국 정식 출시 전이라 직구 시 페어링이 중국어 기반일 수 있음, A/S 불가

추천: 브이로거/라이더, 해외 출장/유학으로 통역 필요한 분, 현장에서 양손 자유롭게 공유해야 하는 분에게는 현시점 가성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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